일이 자꾸 꼬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.
잘 모르는 것 보다 무서운 건 확실히 긴장감이 옅어 지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.
오후엔 근형이에게 문자가 왔는데 간밤에 집에서 스프링쿨러가 터져서 물바다가 됐다고 한다.
참 세상 별일이 다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살아가면서 앞으로
무수하게 이것보다 더 기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불행들이 끊임없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과
그래도 이정도면 관리가능한 불행이라는 생각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.
이제 돈을 조금 버니까 알겠다, 어느 정도의 돈으로 메꿀 수 있는 불행은 불행이 아니라는 걸.
물론 규모가 커지면 얘기가 다르다.
요즘은 사형보다 손해배상청구가 더 무섭고 가혹한 시대다.
집에 와서는 역시 새모니터에 하악하악거리다가 플스3를 질렀다.
내가 살면서 게임기를 나온지 이틀만에 사는 날이 올 줄은 정말 몰랐던 것 같다.
물론 난생 처음 슈퍼패미콤을 사서 손으로 꼭 붙잡고 버스 안에서 느끼던
그 행복과 충만감과 행여나 상할까 두렵던 그 마음들을 다시 느끼는 건 이제 불가능하다.
그래도 조금, 기뻤다.




